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최근 수년간 오페라의 정통성에서 벗어나 경계를 확장하고 현대 관객층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특히 현대 작품의 도입과 과감한 연출 방식의 변화는 오페라계에 끊임 없는 논의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이는 예술적 혁신과 함께 일부 논란도 야기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메트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대표적인 사례들과 최근 5년간의 공연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러한 흐름에 대한 전통 오페라 팬들의 반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1. 메트 오페라 주요 논란 사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는 전통과 혁신이 충돌하면서 다양한 논란들이 발생하였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벨리니의 <노르마> 공연 중에 소프라노 소냐 욘체바가 비평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성악가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사건이 있다. 이는 공연 중 공연자 교체로 이어졌으며 온라인과 언론을 통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2019년에는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성추문에 연루되며 메트에서 전면 하차를 발표한 일이 있다. 도밍고는 본인의 결백을 주장하였지만 오페라계의 윤리적 기준 강화 요구에 따라 공연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그리고 베르디의 <오텔로>에서 오랫동안 사용되던 블랙페이스 분장을 폐지한 것은 오페라 역사상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록되었다. 인종적인 감수성과 시대적인 변화에 부응하는 상징적 조치로 해석되면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2. 최근 5년간 공연 트렌드 분석
최근 메트 오페라는 현대 작품의 비중을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23-24 시즌의 경우 전체 18개 작품 중 6개가 현대 오페라로 구성되었고 이는 전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였다. 이는 전통 레퍼토리 중심의 운영에서 벗어나 현대적 서사와 음악 언어를 더욱 수용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테렌스 블랜차드의 <Fire Shut Up in My Bones>는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들 수 있는데 메트 역사상 최초의 흑인 작곡가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모든 현대 작품이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며 일부 작품은 낮은 객석 점유율과 비평의 엇갈림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이런 가운데 메트는 공연 수 자체를 줄이면서 예산과 운영의 효율화를 도모했다. 2023-24 시즌은 최근 40년 내에 가장 적은 수의 오페라를 편성한 시즌으로 기록되었고 이는 재정 건전성 확보하고 현대 작품의 집중적인 제작이라는 이중적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3. 전통 오페라 팬들의 반응
메트의 이러한 변화와 시도에 대한 전통적인 오페라 팬들의 반응은 매우 상반된다. 일각에서는 오페라가 시대적 흐름과 젊은 관객층의 요구를 수용하며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다고 평가한다. 현대 작품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연출의 혁신성을 강조하는 방향이 오페라 예술의 확장성을 보여준다는 긍정적인 견해도 있다.
반면에 고전적인 작품과 스타일을 선호하는 팬들 사이에서는 오페라의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연출에서의 파격이나 음악적 해석의 급격한 변화는 작품 본래의 미학을 해치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전통과 현대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앞으로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을 것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며 오페라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시점이다. 현대 작품의 적극적 도입은 오페라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아보인다.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수용할 수 있는 지혜가 메트의 다음 10년을 결정지을 핵심 요소가 되지 않을까?